평산책방의 추천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세상은 잔인하면서도 아름답다.”는 말이 생각나는 책입니다. 젊을 땐 소설이 재미있더니, 나이가 드니 자전 에세이나 회고록 같은 실제 삶의 이야기가 재미있습니다. 힘들었던 시절 선의와 악의가 뒤섞인 세상을 살아온 남의 삶의 우여곡절이 내 삶의 우여곡절과 공명하며 뭉클한 감동을 줍니다.

이 책은 열다섯살부터 시력을 잃기 시작해 전맹이 된 후천성 시각장애인 조승리 작가의 자전 에세이입니다. 2023년 샘터 문예공모전 수필부문 대상을 받은 이후 드디어 첫 에세이집을 냈습니다. 슬프면서도 아름답고 따뜻한 감동을 주는 책입니다. 상처 많은 고단한 삶을 이토록 꿋꿋하고 담담하게 쓸 수 있는 정신력이 놀랍습니다. 이렇게 꿋꿋하고 담담해지기까지 남몰래 흘린 눈물이 얼마일까 싶습니다. 점자 키보드를 더듬으며 글을 쓰는 일도 쉽지 않을텐데 유머와 재미까지 더한 글솜씨가 대단합니다.

실명중이라는 청천벽력의 진단을 받은 15살 중학생 소녀가 캄캄절벽같은 상황에서 한 일은 책을 읽는 것이었습니다. 시력이 남아 있을 때 읽고 싶은 책들을 다 읽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학교 대신 도서관에 파묻혀 종일 책을 읽었고, 눈이 새빨갛게 충혈된 채 집에 돌아가 제발 책 좀 읽지 말라는 엄마의 야단을 견뎠다고 합니다. 그 같은 눈물겨운 의지와 독서의 힘이 오늘의 조승리 작가를 만들었을 것입니다. 첫 에세이집을 축하하며, 좋은 글로 계속 만나길 기대하면서 큰 소리로 응원을 보내고 싶습니다.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조승리 지음 · 달출판사 · 202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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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슬펐고 뜨거웠으며, 아리고 기운이 났다는 사실을 그녀에게 전한다. 그녀의 훤칠한 글 앞에서 내가 바짝 쫄았다는 사실까지도.”

시인 이병률이 강력 추천하는 ‘시각장애인 에세이스트’ 조승리의 탄생

2023년 샘터 문예공모전 생활수필 부문 대상을 받은 시각장애인 에세이스트 조승리의 첫번째 단행본이 출간되었다. 장애인으로서, 마사지사로서, 딸로서 그리고 여성으로서 살아온 이야기를 시원시원하게 써내려간 저자는 앞이 보이지 않는 캄캄한 현실 속에서도 자신만의 불꽃을 여실히 지켜냈음을 보여준다. 열다섯, 시력을 잃기 시작한 순간부터 저자는 시간에 쫓기듯 각종 문학에 탐닉해왔고 내면화된 깊은 문장들은 그의 인생과 더불어 뜨거운 감성이 가득한 에세이로 만들어졌다. “열 가구 집성촌에 더부살이”하듯 자라온 알싸한 어린 시절, “휴먼 다큐가 어울리지 않고 코믹 시트콤에 가까”울 정도로 얼얼한 모녀간의 대화 그리고 마사지사로서 “누군가에게 고된 삶을 견뎌내게 할 의지”가 된 홧홧한 오늘날까지, 모든 이야기는 파편적이지 않고 하나의 줄기로 이어져 아름다운 불꽃으로 독자의 마음에 화려하게 피어날 것이다.

1부
불꽃축제가 있던 날 택시 안에서 13
「자귀나무」를 듣던 밤 21
사자가 잠을 잔다 32
에릭 사티가 내리던 타이베이 38
찔레꽃 향기 되어 53
그녀가 온다 61
노루를 사랑한 아저씨 66
숙희씨,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79
무국적 만두 84

2부
위로의 방식 99
영화처럼 엄마처럼 107
가라앉은 배, 구부러진 등 116
운동화 할머니 122
넘버 파이브 132
끝까지 한 방! 137
정지된 도시 149

3부
유령남매 163
그녀가 핼러윈에 갔을까 182
당신의 꿈은 샌드위치 194
탱고를 추는 시간 199
이별 연주회 204
돼지코 209
사랑에 빠지는 60일 223
비극으로 끝날 줄 알았지 228

저자 : 조승리 “원고를 쓰기 시작한 것은 내가 쓴 글을 낭독하다 울컥 눈물을 쏟은 한 사람을 위해서였습니다. 어느새 나는 신이 나 스스로 책상에 앉아 원고를 쓰고 있습니다. 글은 결국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닌 나를 위해 쓴다는 사실을 알고 조금 놀랐습니다. 이 책은 내 마음을 다독이기 위해, 시간의 점들을 모아 쓴 과거와 현재의 기록입니다.” 86년 아시안게임을 시청하다 나를 낳은 엄마는 내 이름을 ‘승리’라 지었다. 열다섯부터 서서히 시력을 잃어 이제는 눈앞이 어둠으로 가득하지만, 엄마가 지어준 이름 덕분에 나는 대한민국의 승리로서 신나는 일을 찾아 어둠 속을 헤매 다닌다.

“비극으로 끝날 줄 알았지” 대한민국의 ‘승리’로서 당당히 어둠 속을 춤추다

작가 조승리의 인생은 마치 불꽃같다. 저 멀리까지 도달하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하늘로 힘껏 솟아오르고, 결국 공기 저항에 부딪혀 허공에서 멈칫하게 되지만 그 순간 온몸을 태워 끝내 누군가에게 제 존재를 알리고 만다. 심장을 울리는 폭음과 함께 산산이 부서지는 찬란한 빛줄기로. 저자 자신은 눈앞이 점점 어둠으로 가득차니 “이러다 비극으로 끝나겠구나”라고 자조했으나, 독자에게 그 인생은 비극이라기에는 너무나도 찬란히 느껴진다. 결핍은 흉터로 남았지만 인생을 단단하게 만들었고, 어둠은 많은 것을 집어삼켰으나 동시에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게 만들었다. 더욱이 그 찬란함은 과거부터 현재로 이어지며 점차 선명해졌기에, 그 빛의 궤도가 모여 곧 한 권의 책이 되었다. “삶이 당신에게 레몬을 준다면 레모네이드를 만들어라”라는 말처럼, 삶은 저자에게 어둠을 주었지만 그는 어둠 속에서 불꽃을 쏘아올리며 기어코 삶을 축제로 만들어버린 셈이다.

누구에게나 ‘인생 참 지랄맞다’ 싶은 순간이 있다. 하지만 어둠 속을 당당히 춤추는 저자의 책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를 읽다보면, 인생이 쥐어주는 ‘지랄’에 맥없이 당하기보다 ‘누가 더 지랄맞나 한번 해보자’며 그에 맞먹을 정도로 북을 치고 꽹과리를 치고 싶어질 것이다. 그러니 앞으로 울화가 터질 것 같을 때는, 눈을 감고 어딘가에서 펑펑 터지는 불꽃소리와 함께 아름답게 펼쳐지는 불꽃줄기를 상상해보자. 눈을 뜨면 온데간데없겠지만 한낮에 열린 불꽃축제라 보이지 않을 뿐이겠거니, 하고 웃어 넘겨보자. 그 순간들이 겹겹이 쌓이면 우리의 삶은 결국 축제가 될 것이다.

추천사

그녀의 글의 권위는 정확한 삶의 태도에 의해 가능하다. 세상을 맘껏 활보하지 못하는 입장인데도 어떻게 이렇게 절도 있게 세상을 읽고, 삶을 철학할 수 있단 말인가. 내가 예측하는 바로는 이미 그녀가 심연에 도착한 것은 아닌가 싶은 것이다. 모든 예술가들이 그토록 가서 살고 싶어하는, 어떤 경지로의 찬란한 도착……. 이 책을 읽고 슬펐고 뜨거웠으며, 아리고 기운이 났다는 사실을 그녀에게 전한다. 그리고 그녀의 훤칠한 글 앞에서 내가 바짝 쫄았다는 사실까지도. ― 이병률(시인 여행작가)

읽는 도중 목이 메었다. 열다섯 한창 꽃피울 시기에 청천벽력을 떠안았는데 그걸 이토록 담담하게 적을 수 있다니, 평범치 않은 정신력과 필력이었다. 점자판과 노트북과 TTS를 숱하게 오가며 적었을 그의 글에서 나는 때론 장난꾸러기 같고, 때론 MZ세대 그 자체이며, 때론 전쟁을 겪은 듯한 노인을 만났다. 고독하지만 담대하고, 고집스럽지만 섬세한 그의 세상은 아름다운 정신 ‘승리’다. ― 박현경(동화작가)

ISBN
9791158161767
발행일
2024.03.29
쪽수
240쪽
크기
130×195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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