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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중심으로 미술, 영화 등의 예술서적과 에세이 등 예술과 일상을 잇는 책을 소개합니다. 음악과 책, 정이 머무는 공간 송정북스는 서울 성동구 북성수, 10대 벚꽃 명소로 꼽히는 송정마을에 위치한 독립서점입니다. 고즈넉한 옛 감성이 느껴지는 골목 사이에 자리하고 있으며, 서점이 있는 건물 1층에는 성수에서 커피가 맛있는 로우키(LOWKEY) 카페가 있습니다. 커피 한 잔을 즐기고 골목을 거닐다가, 책과 음악이 있는 서점에서 잠시 쉬어가세요.

주소
서울 성동구 송정6길 5 (송정동), 3층
월-토 10:00-20:00 / 일요일 휴무

송정북스의 서가

추천 1편
말년의 양식에 관하여 : 결을 거슬러 올라가는 문학과 예술 - 에드워드 사이드 선집 1
예전에는 나이가 들면 많은 것이 자연스럽게 정리될 줄 알았습니다. 이해하지 못했던 사람을 이해하게 되고, 마음의 모난 부분도 닳아서 조금은 편안해질 거라고요.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오히려 잘 모르겠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예전에는 쉽게 답했던 일에도 머뭇거리게 되고, 안다고 생각했던 사람의 마음도 다시 돌아보게 됩니다. 한동안 문을 닫았던 책방을 다시 시작하며, 그 마음을 더 자주 마주합니다. 해봤던 일이니 이번에는 조금 더 알 것 같다가도, 다시 문을 여는 일 앞에서는 여전히 모르는 것이 많습니다. 책과 사람을 만나는 일도, 제가 어떤 책방을 만들어가고 싶은지 알아가는 일도 그렇습니다. 나이가 든다는 건 아는 것이 많아지는 일인 줄 알았는데, 어쩌면 모르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 조금씩 알아가는 일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다시 시작하는 자리에서, 오래 해온 일 앞에 선 예술가들은 어떤 마음이었을지 궁금해집니다. 에드워드 사이드의 『말년의 양식에 관하여』는 이런 궁금함 앞에서 펼쳐보고 싶은 책입니다. 사이드는 예술가의 말년에서 원숙함과 평온함만을 찾지 않습니다. 타협하지 않는 태도와 풀리지 않는 모순, 끝내 화해에 이르지 않는 작품들을 들여다봅니다. 책은 아도르노의 베토벤 분석에서 출발해, 과거로 회귀했다는 평가를 받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와 콘서트 무대를 떠나 스튜디오에서 작업한 글렌 굴드, 장 주네와 람페두사의 문학으로 이어집니다. 여기에 요절한 모차르트의 작품까지 함께 다룬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이들의 음악과 문학을 따라가며 나이 듦에 대한 저의 기대도 돌아봅니다. 오래 해왔다는 이유로 더 능숙해야 하고,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마음의 모순까지 정리할 수 있어야 하는 걸까요? 다시 문을 여는 책방에서, 아직 답하지 못한 질문들과 함께 제가 오래 곁에 두고 싶은 책들을 한 권씩 골라보려 합니다. 그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나이 듦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오래 살았다는 이유로 모든 것을 이해해야 하는건지, 충분히 해왔다는 이유로 이제는 적당히 타협할 줄 알아야 하는건지? 시간이 쌓여도 풀리지 않는 마음이 있고, 오히려 더 또렷해져서 끝내 내려놓을 수 없는 질문도 있을 것입니다. 나이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 조금 버거울 때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음악과 문학을 따라 읽으며, 아직 모르겠는 것들을 곁에 둔 채 나는 어떤 모습으로 나이 들고 싶은지 천천히 생각해보셔도 좋겠습니다.
2026년 10월 26일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