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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억 번째 여름 - 소설Y

계절이 여름에서 멈춰 버린 세계. 끝나지 않는 폭염과 자연재해, 일억 번째 여름이 오면 한 종족이 멸망한다는 예언. 이 기묘한 세계의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된다. 그리고 주홍과 이록이 길을 나서면서, 서로 다른 두 사람이 한 여정을 함께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조금씩 드러난다.

미미족의 족장 주홍은 강인한 몸을 가졌지만 고대어를 읽지 못하고, 고대어 해석가 이록은 누구보다 많은 것을 읽어 낼 수 있지만 혼자서는 걸을 수 없다. 주홍은 이록을 업고 길을 나서고, 이록은 주홍이 갈 길을 알려 준다. 두 사람의 모습이 좋았던 건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 주기 때문만은 아니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으로는 건널 수 없는 구간이 있고, 함께 걷는다는 건 때로 상대의 무게까지 기꺼이 짊어지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누군가를 아끼는 마음이 언제나 좋은 결과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살아남으려는 마음과 지키려는 마음이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하기도 하고, 저마다의 선택은 또 다른 갈등을 불러온다. 그럼에도 인물들은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쉽게 내려놓지 못한다. 멸망을 앞둔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낯설게 느껴지다가도, 그 마음만큼은 어쩐지 멀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일 것이다.

세상의 끝을 앞두고도 사람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기대고,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을 한다. 거대한 세계관 속에서 그런 마음들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는 소설이다. 독특한 상상력으로 빚어낸 세계와 그 안에서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읽어 보길 권한다.

일억 번째 여름 - 소설Y

일억 번째 여름 - 소설Y

청예 지음 · 창비 · 2025.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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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선택은 늘 하나였다. 너를 지키는 일.” 한국문학을 이끌 젊은 작가 청예가 선보이는 지극하고도 간절한 사랑과 구원의 이야기

한국과학문학상,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 K-스토리 공모 등 각종 공모를 휩쓸고 예스24 ‘한국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에 선정된 청예의 신작 장편소설 『일억 번째 여름』(창비청소년문학 136)이 출간되었다. 『오렌지와 빵칼』 『낭만 사랑니』 등 도발적인 시선과 독특한 문장으로 주목받은 청예는 이번 작품에서 처음으로 곡진한 사랑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무더운 여름만이 반복되는 세계에서 멸망을 막기 위해 함께하는 이들은 과연 불안과 공포를 이겨 내고 새로운 계절을 맞이할 수 있을까? 서로를 구하기 위해 기꺼이 온 삶을 내던지는 모습이 깊은 울림을 전하는 가운데, 잔혹한 운명 속에서 피어나는 애달픈 사랑이 진한 잔상을 남긴다.

고대 선조의 예언

1부 빛이 있으라
2부 주홍의 여름
3부 이록의 여름
4부 일록의 여름
5부 그러자 빛이 생기니

여름의 끝

작가의 말

저자 : 청예 여름날마다 할머니와 수박을 나눠 먹었던 사람. 장편소설 『낭만 사랑니』 『오렌지와 빵칼』 『라스트 젤리 샷』 등을 썼다. 제6회 한국과학문학상 대상, 제1회·제2회 K-스토리 공모전 최우수상, 제9회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 우수상 등을 받았다.

★ 청춘과 사랑, 어떤 시대에도 절대 시들지 않는 것을 느끼게 한다. 천선란(소설가) ★ 그렇다. 이것은 멸망을 넘어서는 사랑 이야기다. 송수연(평론가)

함께 있어야 완전해지는 이들의 멸망을 넘어서는 사랑 이야기

우리에게는 반드시 살리고 싶은 사람이 있다. (11면)

소설은 ‘이록’을 업고서 뜨거운 모래사장을 걷는 ‘주홍’의 시점으로 시작된다. 다리가 불편한 이록은 주홍의 등에 업혀 고대 선조가 남겼다는 에너지인 ‘궁극의 원천’을 찾아다닌다. 고대어를 해석할 줄 알지만 혼자 걷지 못하는 이록과 튼튼한 몸을 가졌지만 고대어를 모르는 주홍은 서로에게 없어선 안 되는, ‘같이 있어야 완벽해지는’ 존재다. ‘궁극의 원천’을 찾던 주홍과 이록의 눈앞에 문득 ‘어둠꽃’이 나타나고, 주홍은 고대의 예언을 떠올린다. 어둠꽃이 피면 일억 번째 여름이 오고 낡은 한 종족이 멸망한다는 예언을. 미미족 족장인 주홍은 두두족이 자신들을 멸족시킬 것이라는 두려움에 사로잡히는데, 그때 이록의 배다른 형이자 미미족을 배신하고 두두족이 된 ‘일록’이 등장한다. 일록은 어둠꽃의 존재를 두두족에 알리는 한편, 미미족 마을에 지진을 일으킨다. 한편 일록에게도 ‘반드시 살리고 싶은 사람’이 있다. 동생 이록과 달리 고대어를 해석하지 못해 자괴감에 빠져 있을 때 우연히 만나 상냥하게 웃어 주던 ‘연두’. 하지만 연두는 멸망을 앞둔 미미족 마을에 있고, 일록은 연두만이라도 살리기 위해 모진 선택을 내린다. 일록은 과연 연두를 살릴 수 있을까? 그리고 이록과 주홍, 미미족은 예언 속 멸망을 피해 서로를 지킬 수 있을까? 소설 속 인물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쓸모’를 묻는다.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자문하던 이들은 끝내 서로를 구원하는 데서 그 이유를 찾는다. 잔혹할 정도로 뜨거운 여름 속에서도 자신의 등을 내어 주고, 상대를 살리기 위해 목숨까지 바치는 애틋한 서사는 읽는 이의 마음에 잊을 수 없는 파문을 일으킨다. 비록 세계가 멸망하더라도 너를 지키기 위해 온 삶을 내던지겠다는 절절한 외침은 지금껏 본 적 없는 강렬한 사랑의 모습이다.

“자연에는 악의가 없다. 그래서 선의도 없다.” 압도적인 자연재해에 흔들리며 맞서는 인간들

『일억 번째 여름』 속 여름은 현실의 여름보다 훨씬 더 맹렬하고 가혹하며 무자비하다. 찌는 듯한 무더위에 미미족 마을에서는 열사병으로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이 속출한다. 미미족 사람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건 더위뿐만이 아니다. 휘몰아치는 태풍, 쏟아지는 쓰나미, 폭발하는 화산 등 온갖 자연재해가 미미족 마을을 습격한다. 두두족은 미미족에게 자연재해가 만드는 에너지를 채집하도록 해 자신들만의 고귀한 성을 유지한다. 미미족 채집자인 주홍과 연두, 백금은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 속에서도 에너지를 채집하기 위해 자연재해 한가운데로 들어간다. 피할 수 없는 잔인한 자연재해는 종족의 멸망을 말하는 예언과 함께 운명 앞에 선 인간의 무기력함을 드러낸다. 어둠꽃이 상징하는 ‘일억 번째 여름’을 향한 인물들의 불안과 공포는 자연과 인간의 근원적 관계를 떠올리게 한다. 땅을 뒤흔들고 공기를 바꾸는 자연에 비하면 인간은 한없이 보잘것없는 존재처럼 느껴지지만, 주홍과 연두를 비롯한 채집자들은 용기를 내어 맡은 일을 수행한다. 채찍처럼 내려 숨을 막히게 하는 쓰나미 속에서도 용감할 수 있는 이유는, 그들에게 지키고 싶은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희생이란 용감한 사람들의 특권이야. 우리는 지키는 사람들이란다.” (103면)

마지막 여름의 끝에서 우리는 새로운 계절을 꿈꿨다 무덥고 지난한 세계 속에서 찾아낸 한 줄기 희망

어떤 산은 붉어지고, 어떤 산은 노래지고, 또 어떤 산은 갈색으로 뒤덮이는, 본 적 없는 세계. 초록 나뭇잎이 빨개지는 마법. 행성이 스스로 움직이고, 랑데부와 함께 걷는 일을 시작하면 다시 펼쳐진다던. 먼저 떠난 이들이 늘 궁금해했던 환상. 누군가는 그것을 계절이라고 했다. (230면)

주홍과 이록은 미미족이 살아남을 방법을 찾기 위해 일록이 사는 ‘하얀성’에 잠입한다. 그곳에서 고대 선조들이 남긴, 대피용 지하 벙커의 위치가 적힌 지도를 발견한다. 동시에 고대어로 쓰인 일록의 수상한 일기도 목격하는데, 이록은 무슨 일인지 일기를 읽은 이후로 두두족에게 ‘궁극의 원천’을 바치겠다고 선언한다. 일록의 일기에 무엇이 적혀 있기에 이록이 ‘궁극의 원천’을 넘기겠다고 하는 걸까? 주홍은 무사히 지하 벙커를 찾아 미미족을 대피시키고 아끼는 사람들을 지킬 수 있을까? 무더운 여름만이 반복되는 고통스러운 세계 속에서도 인물들은 한 줄기 희망과 사랑을 찾아내고자 고군분투한다. 고대 선조의 예언을 따라 모험하고 방황하다 마침내 알게 된 진실은, 이 세상은 서로를 보완하며 순환하도록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상대의 부족한 점을 보듬으며, 서로의 등과 다리가 되어 주며 함께 나아가는 여정은 연대의 힘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뭉클하고도 애절한 관계가 빛나는 『일억 번째 여름』은 새로운 계절이 찾아오듯 우리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펼쳐 보이는 소설이다.

줄거리

무더운 여름만이 반복되며 극한의 자연재해가 발생하는 미래 세계, ‘주홍’은 고대 언어 해석가 ‘이록’과 함께 ‘궁극의 원천’이라는 고대의 신비한 에너지를 찾아다닌다. ‘궁극의 원천’이 있을 거라 추측되던 곳을 둘러보던 어느 날, 주홍과 이록은 ‘어둠꽃’을 발견하고 고대의 예언을 떠올린다. ‘어둠꽃이 피면 일억 번째 여름이 오고 한 종족은 반드시 멸망한다’는 예언을. ‘미미족’의 족장인 주홍은 ‘두두족’이 자신들을 멸망시킬 거라는 두려움에 사로잡히고, 부족의 멸망을 막기 위한 방법을 찾아 나서는데…….

작가의 말 중에서

서로 다른 우리가 차이를 이해하고 공존하기에 오늘도 우주에는 별이 반짝인다. 누군가를 밝혀 주고 또 빛을 받으며 우리는 쓰임새를 완성한다. 그러니 당신도 세상을 이루는 별이자 빛임을 말하고 싶었다.

ISBN
9788936431556
발행일
2025.05.16
쪽수
256쪽
크기
128×188mm ·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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