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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책은 많고, 읽을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니까.” 종이골짜기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조금 더 깊이 이해하게 하는 책을 고릅니다. 나와 다른 삶을 만나고, 미처 알지 못했던 마음을 헤아리고,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을 이해하게 하는 책. 그렇게 책을 통해 타인의 삶에 다가가고, 서로의 다름을 넘어 연결되고 연대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주소
전북특별자치도 군산시 계산로 71 (지곡동, 지곡 쌍용 예가), 117동 동쪽상가 1층 종이골짜기
매일 10:00-22:00

종이골짜기의 서가

추천 18편
일의 감각
감각은 타고나는 것일까, 길러지는 것일까. 조수용은 《일의 감각》에서 좋은 결과를 만드는 힘이 번뜩이는 아이디어보다 끊임없이 들여다보고, 질문하고, 더 나은 선택을 고민하는 태도에 있다고 말한다. 좋아하려고 노력하는 마음에서 출발해 자신의 취향을 깊이 파고들고, 그 취향이 타인과 만나는 지점을 찾는 일. 그 과정이 감각을 만들고, 감각은 결국 일의 방향을 결정한다. “세상에 원래 그런 건 없습니다.” 이 문장이 오래 남았다. 익숙하다는 이유로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것들을 다시 바라보는 일, 유행이나 겉모습보다 그것이 존재하는 이유를 먼저 묻는 일. 저자가 여러 프로젝트를 통해 보여주는 것은 결국 본질을 찾으려는 집요함이다. 브랜딩 역시 그럴듯한 포장을 더하는 일이 아니라, 자신만의 소신을 발견하고 꾸준히 지켜가는 과정에 가깝다. 이 책을 읽으며 감각이 좋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타고난 재능보다 무엇을 얼마나 오래 들여다보았는지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남의 감각을 흉내 내기보다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고, 익숙한 답에 안주하지 않으며, 매번 더 나은 선택을 고민하는 것. 결국 좋은 일을 해내는 힘은 그런 태도가 쌓여 만들어지는 게 아닐까. 자기만의 감각으로 일하고 싶은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2026년 10월 21일 추천
일억 번째 여름 - 소설Y
계절이 여름에서 멈춰 버린 세계. 끝나지 않는 폭염과 자연재해, 일억 번째 여름이 오면 한 종족이 멸망한다는 예언. 이 기묘한 세계의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된다. 그리고 주홍과 이록이 길을 나서면서, 서로 다른 두 사람이 한 여정을 함께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조금씩 드러난다. 미미족의 족장 주홍은 강인한 몸을 가졌지만 고대어를 읽지 못하고, 고대어 해석가 이록은 누구보다 많은 것을 읽어 낼 수 있지만 혼자서는 걸을 수 없다. 주홍은 이록을 업고 길을 나서고, 이록은 주홍이 갈 길을 알려 준다. 두 사람의 모습이 좋았던 건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 주기 때문만은 아니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으로는 건널 수 없는 구간이 있고, 함께 걷는다는 건 때로 상대의 무게까지 기꺼이 짊어지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누군가를 아끼는 마음이 언제나 좋은 결과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살아남으려는 마음과 지키려는 마음이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하기도 하고, 저마다의 선택은 또 다른 갈등을 불러온다. 그럼에도 인물들은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쉽게 내려놓지 못한다. 멸망을 앞둔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낯설게 느껴지다가도, 그 마음만큼은 어쩐지 멀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일 것이다. 세상의 끝을 앞두고도 사람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기대고,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을 한다. 거대한 세계관 속에서 그런 마음들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는 소설이다. 독특한 상상력으로 빚어낸 세계와 그 안에서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읽어 보길 권한다.
2026년 10월 19일 추천
프레임 :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우리는 같은 상황을 보고도 전혀 다른 생각을 한다. 누군가는 실패라고 생각하고, 누군가는 배움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불편한 사람이라고 여기고, 누군가는 아직 서툰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무엇이 달라서일까. 상황이 아니라, 그 상황을 바라보는 ‘프레임’이 다르기 때문이다. 최인철의 『프레임』은 우리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고 믿지만, 사실은 각자의 경험과 기대, 신념과 언어를 통해 해석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더 흥미로운 것은 프레임이 단순히 생각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내가 가진 기대가 행동을 만들고, 그 행동은 상대의 반응을 이끌어낸다. 그리고 우리는 그 결과를 보며 “역시 저 사람은 원래 그래”라고 생각한다. 내가 만든 프레임이 결국 내가 예상한 현실을 만들어내는 셈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나면 사람을 보는 눈보다 먼저 나의 생각을 의심하게 된다. 내가 자주 사용하는 말은 무엇인지, 나는 어떤 질문을 던지고 있는지, 당연하다고 믿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프레임은 고정된 것이 아니다. 같은 상황도 어떤 맥락에서 바라보고 어떤 언어로 표현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중요한 것은 내게 편한 방식으로 상황을 합리화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프레임이 나를 어디로 데려가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필요하다면 다시 바라보는 것이다. 결국 『프레임』은 ‘생각을 바꾸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라기보다 생각하고 있는 나를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보는 법을 알려주는 책에 가깝다. 삶의 상황이 당장 달라지지 않더라도, 그것을 바라보는 틀은 바꿀 수 있다. 그리고 때로는 그 작은 변화가 같은 하루를 전혀 다르게 살아가게 만든다.
2026년 9월 24일 추천
내 아이는 조각난 세계를 삽니다 : 돌봄부터 자립까지, 정신질환자와 그 가족이 함께 사는 법
우리는 모르는 사람의 삶을 너무 쉽게 상상하고, 너무 빨리 판단한다. 열세 살 아이에게 조현병이 찾아온 뒤, 한 가족은 18년 동안 병과 함께 살아간다. 하지만 이 책에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불행한 환자’의 이야기만 담겨 있지 않다. 밥을 먹고, 화를 내고, 좋아하는 것이 있고, 사랑받고 싶어 하고, 자기 삶을 살아가고 싶은 한 사람이 있다. 우리는 모르는 것을 쉽게 무서워하고, 무서운 것을 쉽게 멀리한다. 정신질환도 다르지 않다. 그래서 이 책은 조현병을 설명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우리가 가진 편견과 ‘정상’이라는 기준을 정면으로 들여다보게 한다. 정신질환이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면 오히려 권하고 싶다. 모르는 사람의 삶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기 위해, 그리고 내가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정상’이라는 기준이 누군가에게는 얼마나 좁고 폭력적인 것인지 알아차리기 위해 읽어볼 만한 책이다. “삶 밖으로 튕겨지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중심으로 돌아오고자 했던 저항의 시간.” 18년을 견뎌온 가족의 이야기는 결국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타인의 삶을 얼마나 쉽게 단정하고 있는가.
2026년 9월 4일 추천